며칠째 거친 바람을 동반해서 장맛비가 쉬지않고 내리고 있네요.. 덕분에 연습도 며칠씩 빼먹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 지난 주말에는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에 필드에 나갔었는데, 그 날도 기상 상태가 좋지않아 18홀 내내 비바람과 싸우며 라운드를 했었습니다. 다행히 벼락은 치지 않았지만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빗물은 끊임없이 얼굴과 목을 타고 내려와 우의 속까지 젹셔냈던 힘든 날이었습니다. 얼마나 고생스러웠지 다시는 비바람 부는 날엔 나가지 않으리!!! 다짐을 해봅니다만… 결심이 얼마나 갈진 모르겠네요. ㅋ
라운드를 마치고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한 녀석이 어디서 들었는지 스윙어와 히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았습니다. 골프 이론에 관심이 있는 골퍼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주제였으나, 기대 이상의 호기심과 열띤 의견을 주고 받을만큼 호응이 높았습니다. 하여 기존 연재글에도 도움이 될 내용이고 해서 살짝 부록으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주말골퍼들간에 스윙에 대한 조언과 연습법을 주고받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고 대수롭지 않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되려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을 조언해 주는 경우가 더욱 빈번하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언자가 당연시 얘기하는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하는 '스윙의 원칙’이란 마치 절대 거슬러선 안될 법규와도 같이 강요되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원칙’이란 미명하에 떠도는 출처와 근본이 불분명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고, 상대를 가리지 않는 대단한 번식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드레스에서 그립을 쥔 양손을 왼쪽 허벅지 안쪽에 위치시켜라, 테이크어웨이에서 길고 낮게 빼라, 백스윙에서 상체 등쪽이 타깃을 향하도록 90도 회전시켜라, 다운스윙에서 오른쪽 발바닥을 지면에 붙여라… 라는 식인데, 이런 기준들이 마치 절대 원칙인냥 일반화되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조언되고 강요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없이 조언자들이 얘기하는 원칙적 기술의 강요는 당사자를 난감한 상황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으니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어디선가 보도된 자료를 통해 국내 주말골퍼들은 왠만하면 왼팔 주도적 스윙어식의 스윙을 배우게 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요, 동양인 평균 체형과 근력을 감안할 때 스윙어 타입이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고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근력이 약한 여성골퍼의 경우엔 히터보다는 스윙어 타입의 스윙이 훨씬 효율적이라고도 하네요.
이 때문인지 간혹, 근육질의 체형, 발달된 상체, 팔뚝의 근력 상태가 매우 훌륭한 주말골퍼임에도 불구하고 히터 타입의 스윙이 아닌 스윙어의 스윙을 연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우 드물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있구요... 좀 더 편하고 나은 길이 있는데 힘든 길로 들어 선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분들이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며, 단지 투자 대비 성과 측면에서 다소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 뿐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반드시 피해야 할 상황은 당사자와 상극되는 사례로 양 타입의 특징과 요소들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뒤섞인 스윙이라 하겠습니다. 가장 지양되어야 하는 스윙임에도 의외로 상당수 주말골퍼분들이 이런 스윙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설명드릴 내용을 참조하시어 자신의 스윙을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스윙어 (Swinger)’ 와 ‘히터 (Hitter)’ 라는 명칭은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스윙의 형태를 분류하면서 편의상 정의해 놓은 표현이고, 분류 기준은 골퍼가 의식적으로 스윙의 중점을 어디에 두는가의 차이로 구분됩니다. 단어 자체 의미만 보더라도 스윙어는 클럽을 휘두르는 골퍼, 히터는 클럽을 내리치는 골퍼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데, 스윙을 시도하는 골퍼가 지향하는 이미지가 왼팔 주도적이냐 오른팔 주도적이냐의 기준 차이를 갖습니다.
두 타입 모두 클럽을 회전시켜 볼을 타격하는 것에는 다름이 없으나, 스윙 스피드를 생산해 내는 힘의 원천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특징을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윙어는 ‘당기는 힘’, 히터는 ‘밀어내는 힘’이 주축이 되어 구현되는데요, 당기기 위한 힘은 상체과 왼팔의 회전 운동에서 발생하는 원심력과 구심력을 활용하는 것이며, 밀어내는 힘은 골퍼가 지닌 오른팔의 근력을 이용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왼팔과 오른팔 사이에 선을 긋고 스윙이 오직 한쪽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스윙이 왼팔 주도적이라 할지라도 이에 상응하는 오른팔의 보조적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고, 오른팔 주도적인 스윙을 한다 하더라도 왼팔이 적절히 보조되지 않는다면 불완전한 스윙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골퍼가 추구하거나 선호하는 이미지 차이에 따라 주부의 역할이 바뀔 뿐이지, 한쪽 주도적이라 해서 다른 한쪽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스윙 단계별로 각 타입의 특징과 움직임을 살펴보면…
어드레스 자세
스윙어가 가진 힘의 근원이 척추 중심의 회전력(원심력과 구심력)이기 때문에 어드레스 자세부터 척추를 중심(중앙)으로 머리 위치, 체중 배분, 양팔과 손의 위치가 세팅됩니다. 히터의 경우엔 회전력보다는 골퍼가 가진 근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백스윙 탑 → 임팩트 단구간 동안 최대 낙하 속도를 생산하기 위하여 어드레스 때부터 이미 임팩트 때와 유사한 왼쪽 허벅지 안쪽 정도에 양팔과 손의 위치가 세팅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테이크어웨이 동작
스윙어의 테이크어웨이는 앞으로 기울어진 척추를 중심으로 상체의 회전이 주도하여 진행되는데, 이때 클럽 해드는 이끌려 가는 형태로 낮고 긴 움직임을 보이며 이동합니다. 히터의 경우는 힘의 근원이 큰 아크의 회전력이 아닌 근력이기 때문에 적당한 아크만을 유지하면서 오른팔을 접고 힘껏 펴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게 됩니다. 때문에 오른팔을 접어 올리기 위해 테이크어웨이를 리드하고, 클럽 해드가 지면에서 다소 급격히 들어 올려지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따라서, 스윙어의 테이크어웨이는 상체의 회전을 시작으로 클럽과 골반이 이끌려 회전되는 수순으로, 히터는 오른팔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골반과 상체가 이끌려 회전되는 차이가 있습니다.
백스윙 동작
스윙어의 백스윙에서는 스윙 회전폭과 회전량이 높을수록 스윙스피드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상체 회전량을 크게하여 꼬임력(코일링)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골반 회전량 45도 + 어깨 회전량 45도 = 상체 회전량 90도’ 정도라고 알려져 있고, 이때 골퍼의 등판이 타깃을 향하게 되는데 우리가 알고있던 백스윙탑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반면, 히터의 경우엔 움츠렸던 오른팔을 지면쪽으로 단시간에 밀어내는 다운스윙 방식이기 때문에 오른팔이 파워의 근원인 히터가 백스윙량을 높여 오른팔 겨드랑이가 벌어질 정도로 들어 올리게 되면, 움츠림의 응집력이 감소되어 다운스윙 파워 역시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여 히터의 백스윙 폭은 겨드랑이가 밀착된 상태에서 오른팔의 움츠림과 엮여 오른쪽 광배근이 탱탱하게 당길 정도의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다운스윙과 임팩트 동작
스윙어와 히터의 다운스윙 동작은 직접 육안으로 관찰해 보더라도 차이를 찾아내기 힘듭니다. 두 타입 모두 체중이동을 통해 하체(다리와 골반)가 다운스윙을 시작한다는 점은 동일하며, 이후 상체의 회전과 양팔의 낙하 시, 골퍼의 의도에 따른 왼쪽과 오른쪽의 주도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즉, 왼쪽 어깨가 축이 되어 왼팔의 회전을 주도하느냐 아니면, 오른팔이 리드하여 팔 힘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클럽을 지면쪽으로 강하게 밀어 내느냐의 차이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움직임은 두 타입이 거의 흡사해 보이고, 임팩트 스틸컷 이미지상으로도 차이점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따라서 두 타입간 골퍼가 추구하는 양팔의 움직임에 대한 이미지를 통해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윙어는 왼쪽 어깨를 축으로 왼팔의 회전 원심력과 구심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임팩트 구간에서 왼손목의 코킹과 언코킹을 시도하여 순간 가속도를 극대화 하면서 볼을 컨택시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때 오른팔도 보조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최대한 손목의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왼팔의 회전에 동반하여 접혀있던 오른팔을 펴내야 합니다. 그러나, 절대 오른팔이 인위적으로 밀어내는 힘을 가하여 왼팔의 회전 속도를 넘어서서는 안되며, 단지 왼팔을 보조한다는 이미지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반면, 히터는 오른 손목이 접혀있는 상태 그대로 유지하면서 볼을 살짝 지난 지점의 지면 아래까지 팔꿈치를 강하게 펴 밀어 넣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때 왼손과 팔은 보조적인 역할만 수행하며 다운스윙의 경로 유도를 담당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왼팔의 모든 힘이 빠져 있는 상태는 아니며, 왼손목의 부드러움과 왼팔 겨드랑이의 조임력이 동시에 유지되면서 양팔의 힘이 적절히 밸런스될 수 있도록 보조되어야 합니다.
팔로우스루 (릴리즈) 동작
스윙어와 히터 모두 강력한 다운스윙 스피드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릴리즈 동작을 완성해야 하는데, 여기서 주말골퍼들의 쉽게 저지르는 문제점이 클럽을 둥글게 회전시켜 볼을 가격해야 한다는 막연한 이미지 때문에 양손목에 힘을 주어 자연스런 릴리즈 동작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이상적이라고 제시되는 움직임은 볼 후방에 머리가 고정된 상태로 볼을 조금 지난 지면쪽으로 양팔과 손목을 펴 쭉 뻗어 주는 것인데요, 이때 각 타입별 골퍼가 갖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윙어의 경우 클럽 해드를 지면 최저점을 향해 양팔과 손목이 모두 쭉 펴지도록 뻗은 후 터닝되는 타원의 움직임으로, 히터의 경우 지면 최저점을 향해 직선 경로로 오른팔의 강한 힘으로 펴내어 땅속으로 꽂힌다는 이미지로 실행하게 됩니다. 이때, 릴리즈가 지면쪽으로 마무리된 직후의 클럽 페이스 상태를 확인해 보면 차이가 생기는데요, 스윙어는 클럽 페이스 면이 타깃 선상과 평행한 상태로 오른손등이 정면쪽을 보는 형태가 되고, 히터는 클럽 페이스가 타깃 선상 1시 방향을 가리키는 상태로 오른손등이 지면쪽으로 약간 누운 상태로 마무리 됩니다.
발과 골반 동작
유심히 관찰을 해보면 다운스윙에서 스윙어와 히터의 발동작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골프를 배우는 과정에서 여러 선생님들 또는 고수님들의 의견이 갈리기도 하는 부분인데요, 특히 오른발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임팩트 순간까지 오른발 뒤꿈치를 붙여라, 떼어도 된다 식의 상반된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런 다른 움직임의 원인이 다운스윙 타입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면 분분했던 의견은 어느정도 정리가 될 듯 싶습니다. 스윙어 힘의 근원은 회전력이기 때문에 임팩트 순간 강력한 회전을 위한 왼쪽 축의 고정상태는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 상당한 체중을 왼쪽 다리에 올려 골반과 상체를 회전시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오른쪽 뒤꿈치는 들리게 되는데, 왼쪽 무릎을 펴주는 동작도 수훨하게 병행할 수 있게 됩니다. 히터 힘의 근원은 오른팔을 내리 꽂는 힘이므로 타깃을 향해 미는 힘이 필요하고 오른발이 그 역할을 하게됩니다. 이때, 오른발 뒤꿈치가 밀착되어 있어야 안정적으로 역할을 수행 할 수 있게 됩니다. 위와 같은 발동작의 차이와 더불어 임팩트 순간 골반의 회전량도 차이를 보이는데, 스윙어는 몸 전체의 회전력을 통해 힘을 생산하므로 하체의 리드가 적극적일 수 밖에 없고, 임팩트 순간 골반의 열림 상태가 큰 편입니다. 반면에 히터의 경우엔 오른팔의 강한 타격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하체를 타깃쪽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하므로 상대적으로 골반은 거의 열림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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